內篇
제5장. 德充符 덕충부
5-4
노나라 애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위나라에 한 추인이 있는데
이름이 애태타라 합니다.
사내들이 그와 함께하면
사모하여 떠날 줄 모르고,
여인들이 그를 보면 부모에게 떼를 쓰길
‘남의 처가 되느니 차라리 그의 첩이 되겠다’고 하고,
수십 명의 여인들이 줄을 잇는다고 합니다.
그가 무엇을 창도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고
다만 항상 화락하게 한다는 것뿐입니다.
군주나 대인의 자리도,
남을 죽음에서 구한 일도 없고,
녹이 많아 사람들의 배를 채워줄 가망도 없으며
도리어 추하여 천하를 놀라게 할 뿐입니다.
화락할 뿐 어떤 주장도 없고
지혜도 드러나지 않는데도
남자고 여자고 간에 그 앞에 모여듭니다.
이는 반드시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과인이 그를 불러보았더니
과연 천하가 놀랄 만큼 추했으나
그와 함께 거처한 지 몇 달이 지나지 않아
과인은 그의 사람됨에 마음이 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일년도 못 되어 과인은 그를 신뢰하게 되었고
마침 재상 자리가 비어 있어
그에게 국정을 맡기려 했습니다.
그는 번민하다가 후에 승낙은 했으나
마음으로는 사양하는 것 같았습니다.
과인은 부끄러웠으나 결국 나라를 맡겼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그는 과인을 떠나 가버렸습니다.
과인은 슬픔에 잠겨 죽을 것 같았습니다.
마치 나라에 더불어 즐거워할 사람이 없는 듯했습니다.
그는 어떤 사람입니까?“
공자가 말했다.
“내가 일찍이 초나라에 사신으로 간 일이 있었습니다.
가는 길에 돼지 새끼를 보았는데
죽은 어미의 젖을 빨고 있었습니다.
잠깐 있으려니 놀란 듯
모두 어미를 버리고 달아나 버렸습니다.
자기를 돌보아 주지도 않고
동류의 체온을 못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새끼들이 어미를 사랑한 것은 육체가 아니라
그 육체를 부렸던 덕(기능)을 사랑한 것입니다.
전장에서 죽으면 장사 지낼 때
무를 상징하는 운삽을 쓰지 않습니다.
발꿈치가 잘린 자에게 신발은 아낌을 받지 못합니다.
모두 그것의 근본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천자를 모시는 시녀가 되면
손톱을 다듬지 않고 귀르 뚫지 않습니다.
처를 얻은 자는 외근을 중지하고
공역을 시키지 않습니다.
이처럼 육체가 온전하면 오히려 족히 이처럼 하거늘
하물며 덕이 온전한 사람이야 어떻겠습니까?
지금 애태타는 말도 없이 신뢰를 받고
아무런 공도 없이 사랑을 받았으며
남이 나라를 주면서도
받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라 하니
그는 반드시 온전한 재능을 가졌으면서도
그 덕을 드러내지 않는 자일 것입니다.
제6장 大宗師대종사
6-6
남백자규가 여왜선인에게 물었다.
“당신은 나이가 많은데
얼굴이 어린아이 같으니 어쩐 일이요?“
여왜가 대답했다. “나는 도를 알기 때문이오.”
자규는 물었다. “도를 배울 수 있소?”
여왜가 답했다. “오! 어찌 가능하지 않겠소.
다만 당신은 그럴 만한 사람이 아니오.
복량의는 성인의 재능은 있으나
성인의 도가 없었고.
나는 성인의 도는 있으나
성인의 재능은 없었소.
내가 그를 가르치려 한 것은
성인이 될 기미가 있었기 때문이오.
꼭 그렇지는 않지만 성인의 도를
성인 될 재목에게 전하는 것이 쉬운 일이오.
나는 그에게 오직 스스로를 지키라고 가르쳐준 것뿐인데
사흘이 지나자 천하를 버릴 수 있었소.
이미 천하를 버린 이후에
나는 또 스스로를 지키도록 했더니
이레가 지나자 외물을 잊어버릴 수 있었소.
이미 외물을 잊어버렸으므로 나는 더욱 지키도록 했더니
아흐레가 지나자 이제는 삶을 잊어버렸소.
삶을 놓아버리자 그 후로는 눈부시게 통달해 갔소.
통달한 이후로는 능히 자주독립할 수 있었고
자주독립하니까 능히 고금이 없어졌고
고금이 없어지니까
능히 죽음도 삶도 없는 경지에 도달했소."
제7장. 應帝王응제왕
7-1
설결이 와예에게 물었더니
네 가지 질문을 다 모른다고 했다.
설결은 뛸 듯이 기뻐하며
달려가 포의자에게 고했다.
포의자가 말했다.
“그대는 이제야 그를 알았는가?
순임금도 태호 복희씨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순임금은 오히려 인의의 마음으로 사람들을 구속했다.
그래서 사람을 얻었지만
출발부터 남을 비난하는 데서 벗어나지 못했다.
복희씨는 누워서는 안온하고
깨어나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때로는 남이 부리는 소나 말이 된 듯했다.
그러나 그의 지혜는 진실하고, 신의 있고,
그의 덕은 심히 진솔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남을 비난하는 데 빠져 들지 않았다.“
견오가 광접여를 알현했다.
접여가 말했다.
“점쟁이 중시가 너에게 무엇을 말해 주던가?”
견오가 답했다.
“제게 이르기를 군주와 대인으로서
몸소 분계를 정한 법과 표준이 되는 법제를 행한다면
누구든 그에게 순종하고 교화되지 않을 수 없다 합니다.“접여가 날했다.
“이것은 거짓 덕이다.
천하를 다스린다는 것은 바다를 걸어가고
황허를 파는 것이요.
모기에게 태산을 짊어지게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대저 성인의 다스림은 다스림을 잊게 하는 것이니
마음을 바르게 한 후 교화를 행하여
진실로 능한 일을 확고히 하는 것으로 그친다.
새들은 높이 날아감으로써 주살의 해를 피하고
생쥐들은 신전 언덕에 굴을 깊이 파서
연기와 파헤침을 피한다.
너는 이 벌레들보다 더욱 무지하구나!“
7-2
천근이 음양에서 노닐다가
요수 상류에 이르렀을 때,
길을 가는 무명인을 만나
천하를 다스리는 것을 물었다.
무명인이 말했다.
“그만둬라! 너는 어리석은 사람이구나.
어찌 불쾌한 것을 묻느냐?
방금 나는 조물주와 짝궁이 되어 놀았지만,
그것도 싫증 나면 또 심원의 새를 타고
육극의 밖으로 나가
아무것도 없는 마을에 노닐다가
무덤의 들에 머물려 하거늘
너는 어찌하여
천하를 다스리는 일로 내 마음을 움직이려 하느냐?“
또다시 묻자 무명인이 말했다.
“네가 마음을 물처럼 담박한 데서 노닐게 하고
기를 사막처럼 혼돈한 속에서 합하고
사물을 자연에 따르게 하여
사사로움을 용납하지 않으면
천하는 다스려지는 것이다.“
양자거가 노담을 알현하고 말했다.
“여기 한 사람이 있는데 메아리같이 빠르고 억세며
사물의 도리에 밝고 도를 배움에 싫증 내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은 밝은 임금에 견줄 수 있겠지요.“
노담이 말했다.
“이런 자는 성인이기보다는
서리의 다스림이 기교에 얽매인 것처럼
몸은 수고롭고 마음은 이익에 끌리는 자들이다.
가령 호랑이는 가죽의 무늬로 사냥꾼을 부르고
원숭이의 민첩함과 개의 너구리 사냥 솜씨는
줄에 묶임을 자초한다.“
양자거가 말했다.
“감히 밝은 임금의 다스림을 묻습니다.”
노담이 말했다.
“밝은 왕의 다스림은
공로가 천하를 덮어도 자기 공로가 아니라 하고
만물에 교화를 베풀지만 백성들은 의지 하지 않는다.
이름을 드러내지 않으니 사물을 스스로 기뻐하게 한다.
측량할 수 없는 곳에 서서
무위에서 노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