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같은 일들을 겪고도 끊임없이 좋은 사람이 되기로 선택하는 사람도 세상에 있겠지
20200315
<개같은 일들을 겪고도 끊임없이 좋은 사람이 되기로 선택하는 사람도 세상에 있겠지.>
까르멘
호구, 만만한 놈, 업신여김, 일만 잔뜩 업어가는 놈, 바보라고 존중 받지도 못하고, 실속도 체면도 못 챙기는 사람. 하지만 그래도 인정받거나 하지 못해도, 대인관계에서나 자신의 일에서는 친절하고 성실하게 해내는 일.
첫사랑 난 그녀의 인품에 반했다. 그녀의 사람을 대하는 자세, 태도 그런 것들은 감동적이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사람들의 푸대접을 받지는 않았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유연하고 성실하게 대하였고, 사람들의 존중 또한 받았다.
그러나 그녀와 내가 서로에게 매력을 느꼈으나, 남녀간의 연애로 돌입하게 되자 난 내 안에서 일으켜지는 온갖 감정들을 제어하지 못하고 어쩔 줄 모르고 번민하게 되었다. 다시 말하지만 나에겐 첫사랑이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처음 고민해야하는 것들이었다.
온 몸과 얼굴에 흙칠을 하여 아무도 날 좋아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나란 사람을 말할 때, 장점으로 불리던 것들을 모두 접어버리게 되었다. 대신 흙칠을 해버려서 이래도 날 좋아해 줄거냐는 메시지를 보냈다.
쓰레기통의 냄새나는 음식물 쓰레기 취급을 받게 되어 기분이 홀가분해졌다.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으리라고 다짐하였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향하는 사랑을 허락하고 싶지도 않았다. 첫사랑과의 허탈하고 허무한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 확실하고 분명한 사랑이었기 때문에 가슴이 더욱 아팠다.
그러나 아무리 위악을 뒤집어 써도 사람들은 흙칠을 조금씩 조금씩 닦아내어 버렸다.
이제는 더 이상 위악을 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포기했다. 사람들이 너무나도 열성적이고 맹목적으로 흙칠을 닦아내버리곤 했기 때문에 포기해 버렸다.
서로의 마음은 들끓었어도 지속되지 못하고 접어야만 하는 사랑을 하고나자, 그 사람의 인품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내 가슴에 씨앗으로만 남게 되었다. 아무리 흙칠과 위악을 해도, 그 씨앗이 싹이 트고 자라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더라도 <서밤>의 트윗처럼 개같은 일을 겪어도 좋은 사람이 되기로 선택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쓰레기통에서 뒹굴던 것이 오히려 익숙해져서 편해진 것 때문에 개같은 일을 겪어도 크게 상심하지 않게 된 것도 같다.
헤어진 후에도 그 사람을 닮은 인품을 보면 한번쯤 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