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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꿰는 실, 김세진의<복지관 사례관리 공부노트>를 읽고 발췌하면서

까르멘 2021. 7. 17. 19:06

구슬꿰는실,김세진의 <복지관 사례관리 공부노트>

독후감 대신 눈에 띄는 구절들을 발췌하는 것이

원작의 느낌을 잘 전달할 것만같고

본문전체를 읽어보고싶은 생각도 하게 되어

책도 직접 찾아보는 사람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에 이 작업을 해봅니다.

 

블로그 <숨어 있어도 좋은 방>

< blog.daum.net/farany >에서 꾸준히 업데이트하는

 

이 "독후감 대신 인상깊은 구절 발췌정리하기" 작업이 한동안 지속되다 보면

이 블로그에 멋진 서재가 하나 마련되어지지는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이번에는 우연한 기회에 SNS에서 알게 된 사회복지전문 독립출판사 <구슬꿰는실>의 김세진님이 현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정리한, <복지관 사례관리 공부노트>,2020년 6월 출판된 완전개정판2판을 

 

다음까페 사회복지사무소 ‘구슬’, 책방 구슬꿰는실

 

에서 주문하였습니다. 사실 이 책 외에도 김세진님께 부탁하여 2권을 더 추천받아 주문하였습니다.

그 중 <복지관 사례관리 공부노트>를 읽고 인상깊거나 공감되는 부분들을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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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페이지

<사례관리 개념>

 

“사례관리는 당사자를 (개인이나 가구 단위로) 개별화하여 상당 기간 함께하면서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여러 자원을 활용하여 욕구(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돕는 일입니다.

 

27페이지

<자원:어떤 자원을 어떤 순서로 중개할 것인가?>

 

‘당사자 자원’이나 ‘사회복지사 자원’이라 할 때, 여기서 ‘자원’은 사람을 뜻함이 아닙니다. 사람을 자원이라 부르기 조심스럽습니다. 사람을 도구나 수단으로 여기는 듯하여 불편합니다. 여기서 ‘자원’은 사람이 아니라 당사자와 둘레 사람(지역사회)이 당사자를 돕고자 하는 마음, 관심, 기술, 금품...... 이런 것들을 ‘자원’이라 합니다. 사람 그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당사자 자원과 비공식 자원과 평범한 자원으로 산다.’

이는 여느 사람처럼 자기 뜻으로 자기 강점과 역량으로 살아가고, 부족한 만큼은 둘레 사람에게 부탁하여 이루어간다는 말입니다.

 

최악의 조합은 사회복지사가 자기 쪽 자원으로, 그것도 공식 자원과 특별한 자원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모습입니다.

복지관 사례관리에서 자원 중개는 금품 중심의 지원망이 아니라 관계 중심의 안전망입니다.

 

34페이지

<당사자 자원, 비공식 자원, 복지 서비스 자원>

당사자 자원

 

가족을 생각하며 돕습니다. 가족은 이미 그 자체로 충분한 힘을 가졌습니다. 가족 구성원을 쪼개어 각자 따로 돕거나, 그것도 가족 밖 바원으로 돕기를 경계합니다. 가족과 상의하지 않고 우리가 먼저 나서는 걸 주의합니다. 가족의 일인데 그 가족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지 않는 건 사람 사는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가족의 일이고 게다가 가족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먼저’ 부탁하는 건 조심스럽습니다. 복지 서비스나 봉사자로만 돕는다면 가족이 함께할 명분과 역할이 없어지고, 가족 관계는 더 약해지고 깨어지기 쉽습니다.

 

비공식 자원

 

여기서도 잊지 말아야 할 순서가 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지역사회 좋은 이웃을 주선하기 전에 먼저 당사자 스스로 알아보고 찾아보고 부탁하게 거듭니다. 이렇게 하면 당신 관계에서 살피고, 그 안에서 이뤄 가는 가운데 기존 관계가 강화됩니다. 다른 관계를 찾는 과정도 당신이 이뤄 가니 경험이 쌓이고 역량이 강화됩니다.

 

또 사회복지사가 대신해야 할 때도 ‘당사자와 상의’ 뒤 진행합니다. 우리 동네에 이런 좋은 이웃이 있는데 그분에게 부탁해도 괜찮을지 먼저 당사자에게 물어봅니다. 당신 삶이니 당신이 선택하고 결정하게 거듭니다. 이렇게 하면 그 과정에서 잘못된 관계를 주선할 위험도 줄어듭니다. 한동네 사는 이웃 사이가 평안합니다.

 

복지 서비스 자원

 

그렇게 더욱 도시락에 의존하면 마치 깁스를 너무 오래 해 팔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듯이, 그 아이의 관계나 혹은 밥을 하거나 반찬을 만들어 먹는 그런 역량은 자라지 못할지 모릅니다.

복지관에서 일하는 어느 선생님은 어르신 댁에 식사 배달 서비스를 3년 진행하면 그 집에 밥통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어르신 댁에 식사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순간 가스레인지 가스 줄을 끊으셨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39페이지

<지나치게 가족중심으로 몰아간다?>

 

이런 사례관리가 지나치게 가족중심, 공동체 중심으로 몰아간다는 이가 있습니다. 가족 때문에 고통 받고, 그래서 가족과 떨어지는 게 더 나은 사람도 있지 않으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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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사이가 멀어졌다고, 사로 고통스러워 마주하고 싶지 않다고 하니 이런 관계를 인공 서비스로 대신해주는 이가 사회복지사는 아닐 겁니다. 가족이 함께 살아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함께 살다 보면 이 이야기처럼 화해할 기회가 주어지기도 합니다.

우리의 성급한 판단이 가족 관계가 나아질 기회조차 빼앗는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불편을 느끼는 감정조차 없애려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더욱 사회사업가의 정체성을 생각합니다. 사회사업가는 갈대가 상했다고 꺾어버리고 대신 기둥을 세우거나, 불씨가 약해졌다고 덮어버리고 밝은 등을 다는 이가 아닙니다. 사회사업가는 상한 갈대를 받쳐주고, 꺼져가는 불씨를 살려내려 애쓰는 사람입니다.

 

57페이지

<사례회의>

 

‘사례회의’는 욕구에 관해 의논하는 일입니다.

사례회의는 당사자와 사회복지사, 그리고 당사자의 어떤 욕구에 대하여 그 일을 도울 수 있거나 적절한 정보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하는 회의입니다. 회의에 모인 사람이 함께 의논하고 계획하고 점검하고 조정합니다. 당사자를 격려하고 칭찬,감사하는 자리입니다. 회의를 계획할 때는 당사자가 잘 나눌 수 있는 ‘때와 곳’도 생각합니다.

 

복지관 현장 사례회의 진행 모습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당사자를 만나고 돌아와 초기면담지를 작성합니다. 초기면담지를 바탕으로 사례관리 팀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합니다. 회의에서 우리가 도울 일인지 아닌지 결정합니다. 돕는다면 무엇을(어떤 욕구를 선정하여) 어떻게 도울지(어떤 자원을 활용할지) 논의합니다. 때로 ‘단순, 일반, 집중...’ 이렇게 도움 몰입 정도를 구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사례회의가 아닙니다. 그 삶의 주인공인 ‘당사자’가 빠져있습니다. 사회복지사는 당사자의 강점과 자원을 파악하고 정리하여 최적의 지점을 제시하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당신 삶을 당신과 그 가족과 상의하지 않고 사회복지끼리, 전문가라는 이들끼리 모여 논의하고 결정한 뒤 따르라 말하는 건 무리입니다. 무례입니다.

살아 있는 한 끝까지 자기 삶을 살게 돕는 이가 사회복지사입니다. 사례관리는 당사자와 함께하는 일이고, 사례관리자는 당사자와 나란히 서는, 때로는 한 발 뒤에 자리하는 동행자입니다.

 

사례회의는 ‘당사자와 함께하는 회의’입니다.

 

통합 사례관리 업무 지원 회의

 

대체로 복지관 현장에서는 지역을 기반으로 관련 기관들이 모여 특정 당사자의 일에 관하여 회의합니다. 이를 ‘통합사례관리회의’라 부릅니다.

이 회의도 엄밀히 따지면, 당사자를 도울 수 있는 관련 기관 담당자들이 한자리에 모여(통합하여) 사례관리 담당자의 업무를 지원하는 회의입니다. 즉, ‘통합 사례관리 업무 지원 회의’입니다.

이 회의에 참여할 때도 되도록 당사자와 상의합니다. 당신 일에 관하여 담당 사회복지사의 한계가 있음을 밝힙니다. 지역 내 관련 기관 전문가들과 모여 회의해도 좋을지 의논합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주제로 회의하는지 설명합니다. 당사자 정보에 관해서도 가명으로 나눌지, 내용을 각색할지도 의논합니다.

통합 사례관리 업무 지원 회의에 당사자를 초대할 때는 신중합니다. ‘당사자 참여’라는 형식을 갖추기 위함이라면 삼갑니다. 낯선 이들이 모인 공식적인 자리에서 당신의 어려움을 드러내고 질문에 답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부서지기 쉬울 당사자의 마음을 생각합니다.

 

72페이지

<사례관리 시나리오 작업(미래일기)>

 

사례관리 교육이나 연수를 진행할 때, 마지막 활동으로 ‘시나리오 자업’을 하기도 합니다.

머음에 떠오르는 한 가정이 있을 겁니다. 전체 교육내용을 바탕으로 그 가정을 어떻게 돕는 게 마땅한지 ‘이야기 형식’으로 씁니다.

교육이나 연수할 때마다 이 과정에 대한 반응이 뜨겁습니다. 시나리오 작업을 통해 당사자가 진정 어떤 사람이며 그가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지 한 자 한자 적는 가운데 사회복지사의 진심이 우러납니다. 간절한 마음이 전해집니다.

시나리오 작업 뒤 함께하는 이들과 소리 내어 낭독합니다. 읽는 이나 듣는 이 가운데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라며 감동하고, 진심으로 이렇게 되면 좋겠다고 합니다. 또한, 시나리오 작업 뒤 실제로 그렇게 되어간다고 나중에 알려 주신 분도 여럿 계십니다.

때로는 이떄 작업한 글을 당사자에게 읽어드리거나 그 글을 그대로 전하기도 합니다. 당사자를 만나 함께 궁리하는 가운데 사회복지사가 당신을 어떻게 돕고 싶고 당신이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지 진심을 담아 전하는 편집가 됩니다.

 

77페이지

<평가>

먼저 정합성 평가를 합니다. 목표에 맞대어 평가서를 작성합니다. 당사자와 세운 계획대로 과정을 진행하였고, 목표를 이루어졌는지 살핍니다. 목표 하나하나 그 진행과 달성을 따져보며 서술합니다.

 

정합성평가를 마치면 실리 평가를 합니다. 사례관리로 함께하며 어떤 배움이 있었고, 어떤 소망이 생겼으며, 어떤 감사가 있었는지 정리합니다.

 

‘배움,소망,감사’로 정리한 실리 평가서는 당사자에게 전해도 좋습니다. 평가회라는 이름으로 조용한 곳에서 함께 읽습니다. 혹은 편지처럼 당사자에게 읽어줍니다. 사례관리란 이름으로 만난 지난 시간을 배움,소망,감사로 정리했습니다. 이는 당사자에게 당신 삶을 인정하고 세워주며, 이후에도 자기 삶을 살아가기를 응원 축복하는 뜻으로 다가갈 겁니다.

 

108페이지

<적용>

한 가정의 의미는 중요합니다. 지금 만나는 100가정 중 한 가정이라도 이렇게 도왔다면, 그건 도운 겁니다. 그 한 가정을 통해 내가 지향하는 사례과리를 말할 수 있습니다. 그 한 가정이 증거입니다.

 

한 가정의 의미는 ‘시도’입니다.

 

‘한 가정이라도 의미 있게 도우려고 해 봤는가?’

한 사정이라도 도왔다는 건 ‘시도해 봤다’는 의미입니다. 한 가정도 돕지 못했다는 건 결국 하지 않았다는 말이 아닐까요? 한 가정이라도 뜻있게 도우려 했던 경험이 다른 가정도 그렇게 해 볼 수 있다는 믿음을 줍니다. 더 많은 가정을, 더 잘 돕고 싶은 용기와 의욕을 줄 겁니다.

 

학교사회복지사 천화현 선생님의 글을 읽으니, 한 아이의 변화를 경험하니 다른 아니의 변화도 소망하게 되고, 그래서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리게 되더랍니다.

 

4년을 함께하고 아이가 졸업했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잘하리라는 믿음이 있다. 새내기 학교사회복지사였던 나를 성장시켜 준 참 고마운 아이다. 그 뒤로 나와 눈을 맞추지 않거나 대답을 하지 않거나 혹은 이유 없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아이를 만나더라도 나를 성장시켜 준 그 아이를 생각하면 지켜보며 기다리게 되었다. 성장할 것이라 믿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면 아이는 나에게 또 말할 것이다. “아무개야.”하고 부르면 “네.”하고 말이다.「사회복지사가 말하는 사회복지사」, 106쪽

 

변화는 완전한 자각 뒤 시작합니다. 읽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고, 쓰는 사람은 실천이 달라집니다.

 

110페이지

<이미 굳어진 관계>

예전처럼 해주는 대로 받는 게 편하다는 말씀은 그만큼 오래도록 당신 삶을 당신 뜻대로 살아오지 못했다는 말씀이요, 우리도 그렇게 일방적으로 서비스해왔다는 말이 아닐까요? 그러니 더욱 진지하게, 예와 성으로 당사자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여 이뤄갑니다.

 

176페이지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회복탄력성(Resilience):원래자리로 되돌아오는 힘을 일컫는 말로 회복력 혹은 높이 되튀어 오르는 탄력성을 뜻한다. 심리학에서는 주로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회복탄력성」, 앞표지 내지

 

탄력성에 관한 연구는 아동,청소년을 위험에서 회복으로 이끄는 주된 요인은 “전환전이 된 한 사람(turnaround person)”의 힘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베르너와 스미스(Werner & Smith, 1992)는 미국 하와이의 카우아이(Kauai)섬에서 505명의 개인을 엄마 맷속에 있을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4회에 걸쳐 종단 연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는 모든 아동,청소년에게 탄력성이 있다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 또한 아동,청소년에게 전환점이 된 사람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들 중에는 이웃, 친구, 목사, 친척, 형제, 부모, 교사, 사회복지사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은 아동,청소년과의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고 가장 힘든 시간에 함께해준 성인이었다.

 

(...)

 

탄력성이란 빈곤, 폭력, 음주와 약물 남용과 같은 스트레스, 충격과 역경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학생권리와 학교사회복지」(‘학교사회복지의 통합적 실천방법’, 노혜련, 168쪽)

 

201페이지

<당사자와 사회복지사의 관계⓶:누가 전문가인가?>

 

우리는 대체로 현란한 재주에는 질리고, 진정한 마음에는 끌립니다. 사회복지사를 만나는 당사자의 마음도 그러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