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를 그린 아이
김용섭
웅이는
혼자
언제나 혼자
나무그늘 밑에 앉아 있었습니다.
해바라기 꽃판만한 운동장에선
해바라기 씨앗 같은 아이들이 놉니다.
뻥뻥 차 올린 공은
금세 하늘로 올라가
햇덩이로 박힙니다.
―참 좋겠다. 저 아이들은…….
혼자라서
오늘도
심심한 웅이는
땅바닥에 손가락 그림을 그립니다.
앞산도 그리고
나무도 그리고
꽃도 그리다가
팔 닿는 곳까지 그려진 모두에게
날개를 둘씩 달아주었습니다.
―하하하, 이런 엉터리…….
어느새 둘러싼 아이들이 웃다가
더 큰 날개를 달아주자고 나섰습니다.
선생님도 오셔서 들여다보곤
어깨를 가만히 부추겨주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앞산이
나무가
꽃이
멀리 목발 짚고 다니던 학교길이
날개를 펴고
포로롱 포로롱 날아오르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