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플래쉬>
드럼을 연주하는 네이먼
연주하는 동안의 한 순간을 위해 불태우는 영혼. 자신이 망가지는 지도 모르는 채 끝인지 아닌지도 모를 목적지를 행해 질주해버리는 네이먼
<커트코베인>
It's better to burn out
Than to fade away
서서히 사라지기 보다 한번에 타버리는 것이 낫다.
커트 코베인이 자살하기 전 남긴 유서의 마지막 문구다. 이 문구는 가수 닐 영이 엘비스 프레슬리의 죽음을 애도하며 만든 곡 'My My, Hey(Out of the Blue)'의 가사 일부다.
<내일의 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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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플래쉬에서 나오는 사람은 네이먼 플레쳐 여친 아버지와 그 외 인물들로 볼 수 있겠다.
여친은 예쁘긴 하지만 그냥 그런 특색없는 보통의 대학신입생이다. 만나서 밥을 먹고 삶의 이야기를 하고 그게 보통의 일반적인 연애인 듯 하긴 하지만 주인공인 네이먼 자신의 세계를 털어 놓아도 공감해주기 어려운 사이가 아니었나 싶다. 처음부터 네이먼에겐 예술계통에 특색이나 취미나 교양으로라도 이해가 부족한 여자와는 길게 가지 못했을 것만 같다.
차라리 플레쳐와의 케미와 지금은 자상하고 포용력있으며 젊은 시절 예술에 대한 포부가 있었던(!) (지금은 고등학교 교사이지만) 삶을 살아보아서 아들인 네이먼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아버지와의 케미가 눈에 더 돋보인다.
한곳에 외곬수로 자신의 음악에 대한 예술에 대한 특정 분야를 파헤매다가 나이가 들어서도 파헤매이고 있어 변태적으로 왜곡된 인격을 갖게 된 플레쳐와
파헤매대던 곳에서 어느정도 손을 놓은 그래서 좋은 말로 표현하자면 시야가 넓어진(영화 초반부에 네이먼과 아버지가 영화를 같이 보면서 자신의 나이가 되면 시야가 넓어진다고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아마도 맹목적으로 어느 분야를 파헤매던 대상을 놓고 나니 주변과 세상의 가치가 있고 의미있을 만한 것들에 대해 이해가 커진 것은 아닌가 짐작만 해 볼 뿐이다.)
플레쳐와 네이먼과의 일그러진 애증으로 가득한 사제지간의 관계는 따로 부연설명이 없어도 영화를 보면 누구나 숙지할 만한 주요한 스토리 전개 내용이기도 하다.
영화 속 마지막 장면이 진행되는 연주회에서 네이먼은 준비되지 않은 음악이 연주되는 것을 보고 당황한다. 플레쳐는 네이먼을 엿먹이려고 한 것이라는 못 된 심보를 밝힌다. 그리고 실의에 빠져 연주를 망치고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네이먼의 아버지 역시 무대 뒤로 달려와 네이먼을 안아주고 "집에 돌아가자"고 한다. 네이먼의 아버지의 자상함에 힘을 얻고 위로는 얻지만 20대초반의 대학1학년생인 아직 팔팔하고 젊은 네이먼은 한번 더 플레쳐로 대변되는 기존의 시스템과 관록에 도전하여
인정욕구를 받고 싶은 연주하는 구성원이 아니라 스스로 독립적으로 연주해나가는 드러머로서 주체적인 성향이 더 엿보이는(연주를 리드하고 이끌어나가고 큐사인을 하는) 드러머로서 마지막까지 불태우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온갖 시험과 역경과 고난(주로 플레쳐로부터)을 이겨내고 비로소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아티스트로서 재탄생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