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에 관한 기억을 소환하면서...작가 최민석의 작가와의 대화에 참석하며 떠올린 고등학교 동창에 대하여...
최민석의 <꽈배기의 맛>과 <꽈배기의 멋>을 순식간에 다 읽었다. 스스로 B급 잡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자칭하는 그의 유머와 위트있는, 스타일이 일관된, 그의 상상력이 풍부한, 짧은 분량의 여러 단편 모음의 에세이 글을 보다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최민석은 6년전부터 꽈배기의 맛과 멋에 실린 글들을 써왔지만 내가 떠올린 사람은 17년전에 이미 그런 스타일의 체계를 확립까지는 아니지만 그 기틀을 마련하였다고 추정할 뿐인 사람이다. 예술계에 공식적으로 그의 존재가 얼마만큼의 위치로 있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나에겐 큰 의의가 있는 사람이다.
사실 그 사람은 내 고등학교동창으로 그 친구의 글을 모 사이트에서 염탐하듯 주구장창 보아왔고 글쓰기의 표본으로 삼을 만한 사람이 전무했던 나에게, 내 글쓰기의 방식을 정하는 여정에 있을 때, 애증의 방식으로 그의 문체나 사상을 롤모델로 삼았었다.
때로는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이, 때로는 스폰지를 손으로 움켜쥐어 주르륵 물을 짜내기도 하던 그런 시절이었다. 2000년과 2001년(고등학교 졸업이후의 시절로 고등학교 졸업 이후 오프라인에서 그 친구를 본 적은 없다.) 약 1년 몇 개월간 그 친구의 주 활동영역이었던 싸이트를 들락날락 거렸고 그 이후에는 마이웨이를 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찾아가지는 않았다.(사실 현재의 나를 이루는 기초설계의 상당부분은 그 친구의 것에 영향을 받은 바가 크다.)
내가 그 동창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나에겐 그 친구가 오랫동안 내 심장에 칼집을 남겼고 봉합수술로 치료를 하긴 했지만 수술자국은 아직까지도 남아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그 흉터가 나를 이루는 많은 것 중의 하나로 나를 이루는 일부가 되어있다.
하지만 17년이나 지나서 지금 사적인 자리가 만들어진다면 굉장히 민망하고 뻘쭘하고 어색한 자리가 될게 뻔하다. 그래서 서로가 미래에 사회적으로 좀더 입지를 굳힌다면 서로 기사를 검색해보고 가끔 익명의 댓글로 <님좀 짱인듯ㅋ>이 정도의 글을 조심스레 남기는 정도의 사이가 되길 희망할 뿐이다.
최민석의 <꽈배기의 맛>,<꽈배기의 멋>의 책 제일 마지막을 보니 작가의 책을 출판해준 출판사 <북스톤> info@book-stone.co.kr 에서는 참신한 기획이나 원고를 기다린다고 한다. 나도 언젠가 북스톤을 통해 책이 하나 나오면 좋겠다는 소망을 메모하여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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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출판사 북스톤은 경제경영서적 전문 소규모 출판사라고 하네요 이번에 최민석님 책을 출판한 것은, 다시말해 문학서적을 출판한 것은 회사의 모험이었다고도 하네요.
그리고 그 고등학교 동창의 소식은 몇년전에 케이블티비에서 방영한 아트스타코리아 라는 서바이벌 아티스트프로그램에서 탑3에 오르는 것을 티비로 보게되었습니다. 감회가 새롭더군요.
(사진은 몇년전에 강릉의 안목바다에서 겨울에 촬영한 사진입니다.)